두견이와 상생하는 섬휘파람새

섬휘파람새 Cettia diphone cantans는 제주도 전역에 걸쳐 번식하는 텃새이지만, 육지부에서 번식하는 휘파람새 C. diphone 은 제주에서 번식하지 않고

이동시기에 통과하는 나그네새이다.

제주어로 ‘호비작생이’가 휘파람새이다.

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텃새로, 마치 휘파람을 불 듯 울음소리가 아주 곱고 예쁘다.

섬휘파람새는 육지부에서 번식하는 개체군과는 분명 다르다.

육지부에서 볼 수 있는 휘파람새는 여름철새로 주로 중국 동부, 한국, 러시아 연해주, 일본 등에서 번식하고 중국 양자강 이남, 필리핀, 대만, 일본 등에서

겨울을 보낸다.

섬휘파람새는 이동하지 않고 주로 섬 지역에 번식하는 텃새로 제주도를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남서해안 도서, 일본의 전역에 분포하고 있는 개체군과 동일한 집단이다. 

종명에 diphone은 두 가지(di-) 음(phone)을 낸다는 뜻인데, 휘파람새는 알파와 베타 울음소리를 지니고 있다.

휘파람새가 내는 알파음(휘-익)은 암컷을 유인하기 위한 음으로 노래를 시작할 때 내며, 베타음(호르륵)은 자기영역에 포식자나 침입자가 나타났을 때

내는 소리이다.

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내륙에 도래하는 휘파람새보다는 섬휘파람새가 보다 다양한 알파음을 낸다는 것이다.

단위 면적당 개체수 밀도가 섬휘파람새가 높기 때문에 배우자를 차지하기 위한 수컷끼리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려면 번식음이 다양하지 않으면 안 된다.

휘파람새가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고립되어 적응하면서 독특하고 다양한 음을 지니게 되었던 것이다.

텃새화되면서 울음소리가 고유한 사투리로 발전되고, 형태적 특징이나 습성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. 

내륙의 휘파람새는 섬휘파람새보다 2〜4cm가 더 크며 몸색깔은 갈색빛이 강한 반면 섬휘파람새는 회색빛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. 둥지는 곶자왈이나 오름의 관목류, 계곡변의 제주조릿대 군락에서 볼 수 있으며 보통 몸을 드러내지 않은 채 혼자서 생활한다. 겨울에는 한라산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내려와 지내며 울음소리도 ‘츱, 츱, 츱’하고 굴뚝새와 비슷하다.

섬휘파람새는 3월부터 울기 시작하는 내륙 휘파람새와 달리 2월 초 중순부터 번식기 노랫소리를 내기 시작한다. 처음에는 한라수목원, 천지연, 천제연, 신산공원과 같은 저지대의 관목림이나 계곡림에서 들을 수 있으며,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3〜5월에는 곶자왈과 오름을 비롯하여 한라산의 둘레길 주변과 윗세오름 일대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다. 

둥지는 관목림이나 조릿대 군락에서 1.5m 정도의 나무 가지에 만들며, 감귤밭에 틀기도 한다. 원형에 가까운 모양으로 만들며, 출입구가 옆으로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. 대개 겉은 식물의 잎을 이용하며, 둥지 안의 알자리는 가는 풀 줄기, 동물의 털 등을 깔아놓는다. 알은 약간 타원형으로 쵸콜렛 색을 띠며, 4~6개의 알을 낳으며, 12~14일을 전후해서 둥지를 떠난다. 간혹 뻐꾸기, 두견이와 같은 탁란성 조류들이 섬휘파람새 둥지를 이용하기도 한다.

제주의 곶자왈은 해안저지대에서 한라산 숲으로 연결되는 조류생태의 핵심적인 전이공간으로 제주의 가장 대표적인 섬휘파람새, 동박새, 직박구리의 주 번식지이다. 최근 곶자왈과 숲길의 생태적 가치가 새롭게 재조명되면서 곶자왈과 숲길의 생명자원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. 그 중에서도 섬휘파람새와 같은 새들은 숲의 생명을 가늠하는 환경 지표종으로, 섬휘파람새의 울음소리가 줄어들게 되면 곶자왈이나 둘레길이 무분별하게 파헤쳐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, 숲길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할 때이다.

김완병(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연구원/ 야생동물)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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